히라가나 3일 만에 외우는 법 (그리고 가타카나 2일)

46자를 무작정 외우면 일주일이 걸리고 곧 잊습니다. 표로 외우면 사흘입니다.

일본어를 시작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만나는 벽이자, 사실은 가장 낮은 벽입니다. 히라가나 46자는 사흘이면 읽을 수 있습니다. 다만 외우는 방식이 소요 시간을 서너 배로 바꿉니다.

목록이 아니라 표

히라가나를 あ, い, う, え, お, か, き… 하는 46개의 무작위 기호로 외우면 오래 걸리고 금방 섞입니다.

실제 구조는 이렇습니다. 모든 가나는 자음 + 모음(아·이·우·에·오)입니다. 모음 다섯 개를 잡으면 か행은 새로운 다섯 글자가 아니라 하나의 규칙이 됩니다. か(ka) き(ki) く(ku) け(ke) こ(ko) — 한국어의 가·기·구·게·고와 정확히 같은 배열입니다.

그래서 외울 단위는 46개가 아니라 10행입니다. 한 행에 5분, 하루 두세 번이면 사흘째에 전부 읽힙니다. 히라가나 표는 이 배열 그대로이고 글자마다 녹음이 있습니다.

소리 내어 읽어야 하는 이유

가나는 소리와 거의 1:1로 대응합니다. 한글만큼은 아니어도 영어보다 훨씬 규칙적입니다. 그래서 눈으로만 외우면 절반을 버리는 셈입니다.

특히 한국어 화자가 주의할 소리가 몇 개 있습니다.

  • つ (tsu) — '츠'가 아닙니다. ㅅ에 가까운 마찰이 앞에 붙습니다. 한국어에 없는 소리라 그냥 '쓰'로 굳기 쉽습니다.
  • ふ (fu) — 영어 f도 아니고 '후'도 아닙니다. 입술을 붙이지 않고 촛불 끄듯 부는 소리입니다.
  • ら행 — r도 l도 아닌, 한국어 ㄹ이 모음 사이에 올 때와 비슷합니다. 한국어 화자에게는 오히려 쉬운 편입니다.
  • 장음 — おばさん(아주머니)과 おばあさん(할머니)은 길이만 다릅니다. 한국어는 길이로 뜻을 가르지 않아서 놓치기 쉽습니다.

헷갈리는 글자만 따로

전체 46자 중 실제로 문제를 일으키는 건 대여섯 쌍뿐입니다. 나머지는 그냥 외워집니다.

  • ぬ / め — ぬ는 끝에 고리가 있고 め는 없습니다.
  • れ / ね / わ — 왼쪽 획은 같고 오른쪽 마무리가 다릅니다. れ는 밖으로 튕기고, ね는 고리, わ는 닫힌 곡선.
  • は / ほ — ほ에 가로줄이 하나 더 있습니다.
  • さ / ち — 좌우 대칭입니다.

이 네 쌍만 따로 5분 보면 사실상 끝입니다.

가타카나는 미루지 마세요

"외래어니까 나중에"라고 미루는 사람이 대부분인데, 메뉴판·간판·상품명이 전부 가타카나입니다. 실생활에서는 오히려 먼저 필요합니다.

가타카나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. 노출이 적고, 모양이 서로 닮았습니다. シ/ツ와 ソ/ン이 대표적인데 차이는 첫 획의 방향뿐입니다. 가타카나 표에 같은 녹음이 있습니다.

요령 하나: 가타카나는 뜻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소리 내어 읽으세요. 열에 아홉은 영어 단어가 옷을 갈아입은 것이라 읽는 순간 뜻이 옵니다.

외운 다음

가나를 뗀 다음 한자로 직행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. 한자는 몇 년짜리 프로젝트이고, 말하기에는 필요하지 않습니다.

더듬더듬이라도 읽게 된 그 주에 바로 단어와 문장으로 넘어가세요. 인사 표현처럼 실제로 쓸 것부터. 그리고 일본어 대화를 시작하세요 — 모든 문장에 후리가나가 붙으니 대화 자체가 가나 연습이 됩니다.

가나는 사흘, 가타카나는 이틀. 일본어에서 확실하게 짧은 구간은 여기뿐이니 빨리 지나가는 게 이득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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